오페라 하우스에서 열리는 경매, 70세의 라울이 거액을 들여 음악상자를 낙찰받는데...
1905년, 파리의 오페라 하우스에서 경매가 열린다. 음침한 분위기. 각자 사연이 있음직한 물건들이 하나 둘씩 새 주인에게 팔려나간다. 그리고 이들 중에는 70세의 노인, 라울이 휠체어에 기대어 앉아 있다. 이윽고, 원숭이가 장식된 음악상자가 나오자 그는 거액을 들여 낙찰을 받는다. 어딘지 모르게 친숙한 멜로디에 그는 혼잣말을 중얼거린다. "그녀가 말했던 정말 그대로의 모양이구나... 이제 우리 모두 죽어가는데 그래도 너는 계속 노래하겠지..." 이윽고 수십 년 전 정체 모를 괴인, 오페라의 유령이 망가뜨렸다는 대형 샹들리에가 새롭게 복원된 전기장치로 불을 밝히면, 무대는 어느새 과거로 돌아간다.
오페라 '한니발' 도중 무대장치가 무너지자 프리마 돈나 칼롯타는 무대를 떠난다. 발레 감독인 지리 여사는 박스석을 비우라는 유령의 메시지를 전달하고, 새 주인공 크리스틴의 공연은 대성공을 거두는데...
경매가 있기 수십 년 전의 오페라 하우스, 새로운 오페라 '한니발(Hannibal)'의 리허설이 한창이다. 무대 한 편에서 오페라 하우스의 매니저인 르페브르가 등장하고, 그는 단원들에게 새로운 경영자인 앙드레와 피르맹을 소개한다. 그러나 웬일인지 르페브르의 표정에서 자신의 은퇴에 대한 아쉬움이라고는 찾아볼 수가 없다.
새로운 매니저들의 요청에 프리마돈나인 칼롯타는 '나를 생각하세요(Think of me)'를 부른다. 그러나 1절을 채 끝마치기도 전에 갑자기 무대장치가 무너지는 사고가 발생한다. 사람들은 오페라의 유령이 한 짓이라고 수근대고, 화가 난 칼롯타는 안전이 확보되기 전까지는 무대에 설 수 없다고 선언하며 극장을 떠난다.
당황하는 새 매니저들. 설상가상으로 발레감독인 지리 여사는 어디에선가 자신의 월 급여와 특정 박스 좌석을 비워둘 것을 요구하는 유령의 메시지를 가져와 매니저들에게 전달한다. 그때서야 앙드레와 피르맹은 유령의 존재를 알게 된다. 한편 지리 여사의 딸인 맥은 새 경영진에게 자신의 친구이자 동료 무용수인 크리스틴이 칼롯타를 대신해 무대에 설 수 있을 것이라고 추천한다. 급박한 공연 날짜에 선택의 여지가 없었던 신참 매니저들은 그녀에게 오디션의 기회를 주고, 크리스틴은 멋지게 이 역할을 소화한다.
공연은 큰 성공을 거둔다. 그리고 그녀는 알지 못했지만 객석에는 오페라 하우스의 새로운 재정 후원자인 귀족청년 라울이 앉아 있었다. 그는 한 눈에 크리스틴이 어린 시절 함께 놀던 친구였음을 알아본다. 공연을 마친 후, 맥은 크리스틴의 성공을 축하하며 혹시 새로운 음악 선생님이 생겼는가를 묻는다. 그러자 크리스틴은 지금은 돌아가셨지만 생전에 아버지가 자신에게 음악의 천사를 보내주겠다고 약속했으며, 마치 그에게서 음악 수업을 받고 있는 느낌이라고 말한다.
반쪽 얼굴을 하얀 가면으로 가린 유령은 크리스틴을 파리의 지하 하수구로 이끌고. 크리스틴은 그의 흉한 몰골을 보게 되자 연민의 정을 느낀다.
축하객들이 돌아가고 대기실에 혼자 남은 크리스틴은 갑자기 거울 뒤에서 들리는 목소리에 소스라치게 놀란다. 정말 아버지의 유언대로 거울 속에서 음악의 천사라 자칭하는 사나이, 유령이 나타난 것이다. 반쪽 얼굴을 하얀 가면에 가린 채 연미복 차림의 유령은 마치 마법이라도 걸듯이 크리스틴을 이끌고 미로같이 얽힌 파리의 지하 하수구로 사라진다. 검은 돛단배의 선수(船首)에 앉아 크리스틴은 묘한 두려움과 매력에 사로잡힌다. 낮과 밤의 구분조차 모호한 지하세계의 어둠 속에서 유령은 크리스틴에게 자신의 음악을 가르치겠노라고 노래한다.
이튿날 아침, 크리스틴은 유령의 오르간 소리에 잠에서 깬다. 그리고 호기심에 유령에게 몰래 다가가 가면을 벗긴다. 흉한 몰골에 놀라는 크리스틴. 유령은 분노와 슬픔에 떨며 자신에 대한 두려운 감정은 사랑으로도 바뀔 수 있다며 흐느끼고 크리스틴은 그런 그에게 연민의 정을 느낀다.
새로운 오페라에서 크리스틴을 주인공으로 기용하라는 유령의 메모를 매니저가 거절하자 무대는 온통 뒤죽박죽이 된다. 오페라 하우스의 지붕으로 피신한 라울과 크리스틴의 대화를 엿들은 유령은 사랑과 질투에 싸여 복수를 결심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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